기혼여성에게 일·가정 양립이라는 말의 실질적 의미는 바깥에서 임금노동을 하면서도 가정 내에서 주부로서 책임을 다한다는 말로 해석되는 경향이 있다. 경제활동영역에서 기혼여성은 쉽고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노동력으로 간주되곤 한다.
종종 기혼여성의 경제활동은 가계수입보충을 위한 노력으로 폄하된다. 게다가 가정 내 돌봄의 역할은 경제적 가치 조차 인정받지 못한다.
일하는 기혼여성이 소위 일·가정 양립을 이루기 위한 조건은, 노동시간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하며 짧은 근로시간이 전제돼야하고 고객과 약속 때문에 쫒기지 않아야한다. 하지만 출산 이후 경력단절여성에게 적절한 보수가 보장된 그런 일자리를 새롭게 구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에만 해당된다. 결국 대부분의 여성이 저임금·불안정노동에 내몰리게 된다. 전일제 근로 여성에게는 ‘불량주부’ 라는 딱지가 붙여지는 것을 감수해야하는 것은 덤이다.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은 경제적가치를 인정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법원에서 인정된 교통사고 피해보상금 계산 기준으로, 일당직 노임 141,096원이라는 간접적인 해석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 결정으로 가사노동에 대한 가치 산정이 가능해졌다. 일당직 노임 X 365일을 그대로 적용하면 기본급만 연봉 4천만원 가량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한편으로 전업주부의 가사노동을 임금노동으로 간주할 경우 4대보험가입이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배우자가 국민연금 가입자라면 전업주부는 의무가입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정년이 없는 직업임에도 배우자의 소득과 국민연금에 기대어 노후를 계획해야하는 딱한 처지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통계를 보면 30대 이후부터 무연금 노후보장 사각지대에 빠지는 여성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사업장가입자 비율은 남6: 여4로 크게 벌어진다. 보완 제도로는 임의가입제도와 출산크레딧 정도가 있다. 하지만 전자는 최저소득 100만원으로 신청할 경우 월 9만원씩 사업자부담 없이 개인이 전액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임의탈퇴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2인 자녀 이상부터 해당되어 지금 같은 저출산시대에 요건을 충족하는 이가 많지 않다.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센터는 파주지역과 인근지역 기혼여성의 일·가정 양립 조건을 근로형태와 수입에 기초해 파악하고 전업주부 가사노동의 경우에는 적정 급여수준과 무연금 노후사각지대 탈출을 위해 어떤 제도적 보완이 필요한지 알아보기 위해 기혼여성설문조사를 실시했다.
2. 조사방법
➊ 대상 : 파주시 및 인근지역 기혼여성 1095명
➋ 기간 : 2021년 11월 22일(월) ~ 11월 29일(금)
➌ 주관 : 파주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경기도 파주시 중앙로160,파주스타디움 내 1층)
➍ 조사기획 및 분석 : 국민입법센터
3. 조사요약
<응답자 특성>
- 파주시와 인근지역 거주 기혼여성을 대상으로 2021년 11월 22일부터 29일까지 온라인 설문조사 실시하였으며 1095명이 응답하였음.
- 전업주부(61.2%), 재직중(35.3%), 무급가족종사자(3.6%) 순으로 분포되었음
❍ 조사표본(응답자)이 파주지역 기혼여성 전체를 대표할 수는 없으나, 파주지역 기혼여성의 고용률(35.3%)은 전국통계(61.1%)에 비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남.
<재직중 기혼여성>
- 재직중 기혼여성의 월평균소득은 200만원~300만원(32.4%) > 150만원~200만원(24.9%) > 100만원~150만원(16.1%) > 100만원 이하(11.9%) 순으로 나타나 상당수가 저임금시장에 편입돼있는 것으로 조사됨
- 재직 중 기혼여성의 사업장규모는 50인 미만(71.0%)로 영세하며, 40시간 미만 단시간 근로자(38.9%)가 많았고, 비정규직과 특수고용노동자(49.8%)도 비정규직비율의 사회적평균(38.4%)보다 높게 나타났으며, 여성 비정규직비율(47.4%)보다 약간 상회한 결과를 나타냄. 비정규직일자리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정규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36.4%), 육아 및 돌봄 가사일과 병행하기 위해(33.7%)가 대부분을 차지함. 비정규직 일자리 입직경로는 30대는 “온라인플랫폼을 통해”(40.7%)가 많았고 40대는 “지인소개”(39.4%)가 많았음. 비정규직근로소득은 대체로 부족한 가족생활비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이같은 현상은 특히 소득 중하위 계층에서 두드러졌음.
- 직장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가사노동과 병행”(39.1%)와 “낮은 보수”(30.6%)를 꼽았음. 기혼여성들은 대체로 열악한 조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남
- 재직 중 기혼여성의 경력단절경험은 응답자의 63.2%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사유로 육아/아이돌봄(43.8%), 임신/출산(35.1%), 결혼(13.2%) 순서로 꼽음.
<전업주부>
- 전업주부들의 44.9%가 현재 국민연금 미가입상태였음. 임의가입자(28.5%), 지역가입자(21.9%) 순으로 나타남. 특히 저소득층 전업주부의 국민연금 가입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됨.
- 전업주부의 삶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의 79.4%가 일·가정 양립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거나 육아와 돌봄 등 가사에 전념하기 위해서 등 가사노동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됨. 그 외에 경력단절로 구직활동을 포기했다고 답변한 응답자도 17.5%에 달했음.
- 전업주부 중 53.2%는 최근 1년 이내 간헐적으로 소득활동을 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됨. 고용형태로는 시간제 단기 아르바이트(59.9%)가 가장 많았고 특수형태 근로 및 프리랜서(26.1%)가 그 뒤를 이었음. 전일제 일자리는 15.1%에 그쳤음. 결혼전 근무경력은 고용형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됨.
- 전업주부의 간헐적 소득활동을 통해 발생한 월소득은 100만원 이하가 64.6%였음 * 50만원~100만원(37.8%) + 50만원 이하(26.8%) / 결혼생활기간이 길고 자녀가 많을수록 전업주부의 간헐적 소득액은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음. 결혼 전 경력은 소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됨
<무급가족종사자>
- 무급가족종사자는 사례수가 39명(3.6%) 밖에 되지 않았음. 주로 부모의 사업장(17명), 배우자의 사업장(14명)에서 무급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며 5인미만(18명) 사업장에서 가구소득이 중하위층(17명)에서 많이 근무하고 있었음.
- 무급가족종사자의 국민연금가입율은 74.4%였고 미가입자는 25.6%였음. 주로 임의가입자(48.7%))이거나 지역가입자(23.1%)였음
<기혼여성의 노후대책>
-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묻는 질문에 최소가입기간 10년을 채우지 못한 사례는 69.8%로 나타났고 현재 전업주부 중 75.0%, 무급가족종사자의 61.6%가 최소가입기간을 채우고 있지 못해 사각지대가 크게 형성된 것으로 조사됨.
- 응답자들은 자신의 가사노동에 대해 사회소득활동으로 인정하는 것에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고 있었음(64.9%). 동의한다고 답변한 응답자는 20.4%에 불과했음. 하지만 가사노동의 가치를 금전적으로 환산할 경우 얼마가 적당하냐는 질문에는 월100만원~200만원(45.9%) > 200만원~300만원(26.4%)라고 답변했음. 300만원 이상도 10.3%였고 반면 50만원 미만은 1.0%에 불과했음.
기혼여성의 노후대책을 묻는 질문에 현재는 전업주부라는 응답자의 46.3%가 배우자 명의 연금을 노후대책이라고 답변하였음. 현재로서는 준비되어있지 않다는 응답자도 20.4%에 달했음. 순서 | 응답자 특성과 규모 |
1번~2번 | 기혼여성 공통필수응답 (1095명) |
3번~11번 | 현재 재직기혼여성만 응답 (386명) |
3번~11번 * 10번의 경우 경력단절경험이 있는 기혼여성만 응답(242명) | |
12번~14번 | 현재 재직기혼여성 중 비정규직일자리만 응답 (192명) |
15번~17번 | 현재 전업주부만 응답 (670명) |
18번~19번 | 현재 전업주부 중 최근 1년 이내 소득활동 경험 있는 기혼여성만 응답 (357명) |
20번~23번 | 현재 무급가족종사자인 기혼여성만 응답 (39명) |
24번~27번 | 기혼여성 공통필수응답 (1095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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